취향계발론
학교 미술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목차> 서론 본론 1. 사회적 배경 1) 이론 학습 중요도 저하 2) 고전적 실기 학습 중요도 저하 2. 정보와 실현, 그리고 연결의 중요성 3. 개별 학습자 중심 교육 4. 교실 안팎에서 일어나는 학습 5. 취향계발론 실현 위한 혁신 제안 1) 컬쳐 토큰(Culture Token) 2) 교육현장에서 예술가로서의 데뷔 3) 한 학기 하나의 프로젝트 6. 취향 계발에 의한 교육적 가치 실현 결론 |
서론
학교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게 무엇일까. 바로 재미가 아닐까. 그리고 재미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실생활, 실제 세계과의 연계를 빼놓을 수 없다. 필자가 미술교육 분야에 있기에, 학교교육 중에서도 미술 과목에 현 실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근래 미술교육은 미술 분야의 격동에도 불구하고, 고리타분한 미술교육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실기 활동이나 미술가에 대한 이론 탐구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또한 그 활동 역시 실제 세계와의 연계성은 낮은 것 같다. 실제 활동하는 작가들은 무엇을 탐구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적은 것이다. 이런 학교 현장에서의 문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무엇일까? 학생들이 관심 없는 부분은 제쳐두고 그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면 어떨까.
1. 사회적 배경
1) 이론 학습 중요도 저하
3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혁명으로 정보는 인터넷 방대하게 노출되어 있다. 이제 단순히 아는 것이 힘이 아닌 시대이다. 그것보다는 어떤 것을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개인에게는 수많은 정보 중 어떤 것이 옳은 정보인지 파악해낼 비판적 사고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단순히 비판적인 사고력만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현 시대에 충분하지 않다.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 유용한 정보인지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취향이다.
DBAE로 대표되는 이해 중심 미술교육에서는, 미술에 대한 지식구조의 학습을 중요시했다. 한 분야에 대한 지식의 구조를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학습의 시간은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 시대에 그 중요도를 취향의 계발과 견주어 보았을 때, 무엇이 더 우선시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물론 취향의 계발이다.
정말 미술 분야 지식 구조를 학습하는 것보다, 단순히 개인의 취향을 계발을 우선시하는게 맞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무언가 마음에 드는 것이 왜 마음에 드는지를 설명하는데, 해당 분야의 모든 구조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마음에 들었던 부분에 대해서만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족하다. 심지어는 그저 그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정보 홍수 속에서 일일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이유를 따져가면서 판단해야 한다면 비효율적일 것이다. 충분히 내면화된 취향은 이유가 필요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위에서 언급했던, 학습 시간의 제한이다. 학교 현장의 대부분의 학습자는 미술이라는 분야만을 학습하고 있을 수 없다. 제한된 학습 시간 속에서, 학습자 개인이 자신의 취향을 탐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창출해낼 수 있다. 이 효율적 결과란, 학습의 결과, 문화의 소비자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취향의 계발이 문화 생산자 육성을 억제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취향을 계발함으로써, 생산자로서의 역할 역시 강화시킬 수 있다. 취향 계발을 통해 문화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의 모든 역할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2) 고전적 실기 학습 중요도 저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3D프린팅, AI 등의 개발로 고전적 실기 학습의 중요도 저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고전적 실기 학습이란, 색연필, 붓으로 그리고, 흙을 깎고 색종이를 붙이는 등의 실기 활동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학교 미술 활동에서 주는 그러한 고전적 실기 학습이었지만, 현 시대에는 도자기가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AI가 만든 작품이 유명 경매에서 낙찰되기까지 했다. 3D 프린팅이라는 분야에 대한 예술적 탐구는 물론이고, 기술적 연구 역시 진행되고 있으며, AI가 만든 작품이 경매에서 낙찰되었다는 것은, 미술 제도권에서 그 작품이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술교육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어느정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 고전적 실기 활동을 함으로써, 계발되는 신체적 이점, 좌우뇌의 균형적 발달 등, 오감 자극, 감성적 발달 등은 분명 놓칠 수 없는 중요한 미술교육의 장점이다. 그리고 또한 이러한 고전적 실기 영역에 대해 완전히 미술교육에서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 또한 전혀 아니다. 현 시대에 걸맞는 문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작품 실현 방안에 대해 최소한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학습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고전적 실기 학습에 붙잡혀 있기 보다는 작품 실현 방안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인지 및 탐색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탐색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매체와 기술을 접하고, 이 중 학습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다고 판단되는 실현 방안을 선택해서 탐구하게 한다. 그 실현 방안이 고전적 방법이라면, 그것을 선택하면 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대부분의 실현 방안은 가상에서 실현해볼 수 있기 때문에, 재료 여부 등 작품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교 학습에서도 보다 다양하고 실제적인 작품 활동을 이끌어야 한다.
2. 정보와 실현, 그리고 연결의 중요성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고 여겨져왔던 것들이 다른 기술에 의해 대체될 때마다, 인간은 새롭게 자신의 고유한 능력을 찾아내려 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주로 창의성으로 이야기 된다. 이 창의성이 발휘되어야 하는 부분은 미술에서 어느 부분일까. 사회적 배경에 맞물려, 이론 및 실기 교육보다 중요한 부분이 존재하게 되었다. 바로 존재하는 이론을 어떻게 실기에 적용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이 연결에 있어 중요한 것이 창의성과 취향이다.
앞서서 이론 및 실기로 표현하긴 했지만, 이는 각 부분에 대표되는 부분이다. 이론보다는 정보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기 역시 어떻게 작품으로 실현시킬 것이느냐, 즉 작품 실현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부분은 정보와 작품 실현, 그리고 이 둘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이다.
정보란 미술 분야에 대한 이론적 지식, 혹은 다른 분야에 대한 이론적 지식이 포함되고, 학습자의 실제적 생활으로부터 나오는 경험적 지식, 정보들이 포함되는 것이다. 작품 실현이란 말 그대로 작품을 실현하는 것으로, 그리고 붙이고 칠하는 활동 등의 모든 제작 과정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둘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앞으로 미술교육의 키 포인트이다.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학습자가 이 둘을 연결시키는 핵심이 바로 ‘취향’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역시 이러한 취향의 선택에 의해 선택되기 때문이다. 학습자가 실현하고자 하는 정보를 자신의 취향에 맞춰 취사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실현 방안을 선택하고, 실현될 모습을 선택해 실현시킨다. 그리고 교사는 이 과정을 코칭한다. 물론, 스스로의 취향을 잘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는 방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보의 취사선택에 대한 조언, 실현되었을 모습에 대한 조언을 하며 비계를 만들어줄 수 있다.
3. 개별 학습자 중심 교육
취향의 계발은 결국 각각의 학습자 개인별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취향의 계발을 중점으로 하는 미술교육은 각 학생 개인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교사는 이러한 과정에서도 학습자 서로 간의 발견과 취향, 계획과 작품들을 공유하고 발표하는 활동을 하고, 학습자 간의 비평 학습을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습자는 스스로의 취향을 재구성하거나 개선, 심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개별 학습자가 중심이 되더라도 팀 학습 혹은 협력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는 학습자가 사회에서 경험할 협력이라는 실제적 과정을 미리 겪어보게 하면서, 취향을 발현 방법을 심화 학습하게 할 수 있는 학습 방법이다.
4. 교실 안팎에서 일어나는 학습
취향의 계발은 단지 미술교육, 혹은 학교 학습 현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인생의 전 과정에서 일어나게 된다. 때문에 교사는 학습자가 단지, 교실 혹은 학습 현장에서만 자신의 취향을 계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에서 계발이 가능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학습자가 학업에 필요한 필통을 고르는 일조차도 취향을 계발하는 일이다. 교사는 학습자가 인지를 통해 교실 밖에서도 꾸준한 취향의 계발을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
5. 취향계발론 실현 위한 혁신 제안
1) 컬쳐 토큰(Culture Token)
이는 학점제 운영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예체능 과목에 대한 필수 학점이 있는 시스템 하에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컬쳐 토큰이란, 학생이 문화 생활을 했을 경우 발급받는 것으로, 이 토큰 만큼 예체능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학생은 예체능 분야의 필수 학점을 채우기 위해 문화 활동을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컬쳐 토큰을 통한 수강을 하게 될 시의 장점으로는 먼저 학습자가 학습 이전 단계에서 문화 체험을 함으로써, 세계 속의 실제 문화 흐름에 노출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의 문화를 느끼면서, 차후 학습에서도 이러한 실제감을 떠올리며 취향을 계발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스키마의 형성이다. 선행한 문화 활동을 통해 학습자는 어느 정도 스키마를 형성하고, 차후 취향 계발 과정에서 이러한 스키마를 활용해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강의 과정에서 이를 통해 생긴 스키마를 심화하여 취향 계발에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컬쳐 토큰 운영은 고교 학점제 혹은 대학 기관에서도 예체능 필수 학점과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 교육현장에서 예술가로서의 데뷔
학교 교육은 미성숙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사고 아래에 있다. 미술교육 역시 수업 중 작품들은 연습 과정이라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술교육에서 그러한 사고는 학습의 몰입도를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동기 유발의 측면에서도 좋지 못하다. 때문에 교사는 각 학습의 결과를 학습자가 예술가로서의 작품으로 내놓길 요구해야 한다. 즉, 학교 현장에서 예술가로서의 데뷔를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교육 과정을 실제 예술가의 작품 제작 과정처럼 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아이디어의 구상부터 작품의 실제 전시까지 모두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작품은 실제로 전시되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제작된다는 것을 전제로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3) 한 학기 하나의 프로젝트
언제나 그렇듯, 학습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때문에 학습자가 교육현장에서 예술가로서의 데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한된 시간 속에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즉, 학습자에게 최소한 한 학기의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한 학기의 시간 동안 학습자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현하며 전시하는 모든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이러한 사이사이에도 학습 과정의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교사는 각 과정을 단계화하여 중간 단계를 학습자에게 다양하게 부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구상 단계, 탐색 단계, 제작 기획 단계, 제작 단계, 전시 기획 단계, 전시 단계로 나누어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학기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각 학교 상황에 따라서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또다른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학습자의 학교 생활 중 한 번 정도는 이 한 학기 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습자가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문화를 향유하게 될 밑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6. 취향 계발에 의한 교육적 가치 실현
학습자는 각각 개인의 취향을 계발하면서, 모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되며 민주 시민의 자질 역시 계발할 수 있다.
개성은 모두가 가지고 있고, 개인의 취향 역시 모두가 가지고 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는 교육의 양극화와 학교의 서열화와는 대비되는 부분으로, 취향 계발의 혜택은 각 개인 모두가 향유할 수 있다.
개인은 스스로가 가진 대체할 수 없는 개성과 취향을 향유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그러한 인의 독특한 취향으로부터 나오는 창의성을 계발하게 된다. 이를 통해 미술 외의 다른 분야에도 계발된 취향을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를 유발할 수 있게 된다.
결론
현 시대에 적절한 문화적 역량을 가진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실기 중심의 교육 혹은 이론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이론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지식 정보와 실기로 대표되는 실현 활동 사이의 ‘연결’을 중심으로 한 미술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이론과 실제를 ‘어떻게’ 연결시키는가에 대한 교육은 결국 개인의 취향을 계발시키는 것이 핵심이 된다. 때문에 학교 미술교육 현장에서는 학습자들이 각 개인의 취향을 계발시킬 수 있도록, 탐구보다, ‘탐색’ 위주의 교수 학습 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6). 제4차 산업혁명, 학교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현장과 소통하는 KICE 연구·정책브리프, vol. 03,
이종림, “AI화가가 그린 작품 어떻게 5억원에 낙찰됐나”, 동아사이언스, 2018.10.26.,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24666
최정화, 김원석. (2019). 3D 프린팅 기술을 융합한 도자디자인 사례 연구. 디지털융복합연구 제17권.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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