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년체 흐름을 잇다
기전체의 흐름이 정사를 통해 이어진다면, 춘추와 좌전으로 나타났던 편년체 사서의 흐름을 잇는 것을 자치통감이라 할 수 있겠다. 남송의 임지기는 공자가 춘추를 애공 시대에 끝내고, 좌전이 애공 27년까지를 기술했다고 언급하며, 통감은 좌전을 계승하여 그 체제는 물론 내용까지 이으려 했다고 말했다. 자치통감을 저술한 사마광 역시 춘추를 내세울 수는 없었으나, 좌전을 잇는다는 의식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마광
자치통감을 지은 사마광은 북송의 인물로, 그의 가문의 가학으로 공부를 시작해, 20세에 진사에 급제한 근검성실한 인물이었다. 기거주나 일력 편찬에도 참여하며 지방관으로 20년을 보낸 후, 구양수의 추천을 받아 한림시독학사가 된다.
사마광은 또한 구법과 신법의 대립에서 구법당의 지도자로서, 신법당의 왕안석과 대립했는데, 이 때문에 낙양으로 좌천되어 자치통감의 편찬에 전념하게 되기도 했다.
자치통감
자치통감은 주기, 진기, 한기, 위기, 진기, 송기, 제기, 양기, 진기, 수기, 당기, 후량기, 후당기, 후진기, 후한기, 후주기까지 총 294권으로 되어있다. 일단 처음에 역년도 5권을 만들고, 기원전 403년인 주위열왕부터 후주 세종 말년인 959년까지 매년마다 한 행씩 주요 사건을 간략하게 적어 넣는 것이 자치통감의 주요 골격이다. 왕조를 중시하는 입장으로, 남북조시기에는 북방 민족과 대립한 송의 입장을 반영하며 남조에 정통성을 부여했다.
한나라 이후 오랫동안 단대사, 즉 왕조별로 역사를 쓰는 것이 유행하다가 통사로서 새로이 등장했다는 점이 눈여겨볼만하다. 이는 당에서 송으로 넘어오며, 송대의 사대부들이 시대적 전환의 중요성과 그 과정을 설명할 필요를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자치통감은 편년체로는 완성된 역사서로서 대작이 힘들다는 기존의 통념을 깼다는 의의를 가지기도 한다.
이후로 사학에 있어서도 상고시대와 당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또한 원추의 『통감기사본말』같은 자치통감의 후속편들이 많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통감기사본말
송의 원추가 저술한 것으로, 그는 자치통감을 읽기를 즐겨 이를 저술했다고 전해진다. 방대한 자치통감을 42권으로 정리했다. 이에 대해 『사고전서총목제요』는 기전체가 오랫 동안 정사의 체제로 되어오다가 통감에서 편년체가 부활하고 기사본말체에 이르러 사실의 본말을 일관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평했다.
기사본말체 사건의 원인과 전개과정, 이후 영향 등을 일관되게 저술하는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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